[액션플랜] 순간을 붙잡아 글 써보기
나는 한 달에 한 번 서로 읽은 책을 나누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임에는 특이하게도 ‘액션플랜’ 이라는 게 있다.
본인이 읽은 책을 나누고 들은 상대방이 내어주는 ‘행동으로 하는 어떠한 계획’이다.
내가 아닌 상대방이 정해주면 때론 어렵고, 불편한 미션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꽤나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미션도 있다.
아래의 글은 내가 2019년 5월,
책 모임 친구들에게 받았던 액션플랜에 대한 글이다.
내 액션 플랜은 ‘바쁜 가운데에서도 순간을 붙잡아 글로 표현한 삶의 고백’ 이 였다.
일부러 다른 곳에 내린 손님
퇴근길
오늘도 많이 분주했던 회사 스케줄에 탓에
택시에 몸을 겨우 싣었다.
그 때문인지 아무런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휴대폰 켜고 피곤한 눈이 더 피곤해질때쯤
택시 안에 음악소리가 들렸다.
음악이 좋은 거 같아서 택시 기사님께 물어봤다.
‘기사님 혹시 이거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에요?’
기사님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뇨, 제가 직접 USB에 담아서 튼 노래입니다’
‘아? 그럼, 기사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내릴 때 까지라도 (노래가 좋아서 그러는데) 볼륨 좀 키워서 들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더니
‘그럼 좋지요’ 라며
흐뭇해하시며 DJ처럼 볼륨을 올려주셨다.
잠시 5인치 화면을 끄고 세상에 관심을 켜자
지친 퇴근길이 금세 가벼운 마음으로 오른
드라이브 길이 되어주었다.
목적지에 다다를 때가 되자 기사님께서
‘덕분에 저도 노래 크게 듣고 좋았습니다.
원래는 손님들이 내리면 잠시 크게 듣는데..’
라고 말씀해셨다.
어디서 난 용기였는지
‘저야 말로 퇴근 길이 드라이브하는 길 같았습니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기사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급기야 목적지를 지나친 체 집까지 걸어왔다.
일부러 다른 곳에 내려준 기사님들 얘기는 들어봤겠지만
일부러 다른 곳에 내려본 손님은 내가 처음이었겠지?
숨어있던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날이었다.